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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브릿지론'으로 보는 부동산 PF의 위험성

 

 

최근 부동산 PF가 위험하다는 우려섞인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복잡한 부동산 PF 구조 때문에 기사의 본질적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들다. 

 

오늘은 부동산 PF는 무엇이고, 무엇 때문에 위험하다고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부동산 PF

 

부동산 PF는 Project Financing의 약자로, 부동산 건설 시 미래 수익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부동산을 건설할 때 대부분 이 방식으로 돈을 조달한다. 

 

부동산 PF 종류

부동산 PF는 크게 ① '브리지론' ②  '본 PF', 2개 파트로 나뉜다.

먼저 단기자금(① 브리지론)을 받은 뒤, 이후 장기자금(② 본 PF)으로 전환하게 된다. 

 

왜 구분을 한 걸까? 

그 이유는 부동산 인허가 신청 전에는 본 PF 대출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토지를 소유하고 있어야 인허가 신청을 받을 수 있다. 그럼 토지를 구매할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본 PF는 인허가 완료 후에만 받을 수 있다. 자기 자본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인허가 신청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부동산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인허가를 받기 전까지 고금리 단기대출 '브리지론'으로 토지를 구매할 수 있게 해줬다. 인허가 승인 이후에 정식으로 '본 PF' 대출을 받게 되면, 그때 앞서 받은 브리지론 대출을 상환하게 되는 구조로 운영되어 왔다. 

 

 


부동산 PF 위기론

 

현재 부동산 PF의 대부분이 2024년에 만기인 경우가 많은데, 돈을 못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한다. 

 

23개 증권사의 PF(채권+보증) 24조 원이다.(저축은행 등 다른 제2금융권은 제외한 수치임) 이 중 내년 상반기 만기가 12조원(50%)이며, 그중 브릿지론이 7.3조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브리지론 및 본 PF 모두 대출 상환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거다. 

 

01 / 브리지론 부실 위험

먼저, 브리지론의 경우는 단기자금 대출은 받았는데, 장기자금(본 PF) 전환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 문제다. 

다시 말해 돈을 빌려 인허가는 받았는데, 건설사가 시공을 포기하거나 아예 맡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 고금리 장기화로 건물을 지을수록 건설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라서 그렇다.  그러다 보니 브리지론 디폴트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방은 물론 서울에서도 이런 사례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청담동 프리마 호텔 부지 '르피에드청담'은 만기를 1년 연장하며 겨우 디폴트는 막았다. 이태원동 건축사업은 건설사 준공 거부로 아예 디폴트가 나기도 했다. 청담, 이태원 같은 노른자 땅이 이정도니 다른 곳은 더 심각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02/ 본 PF 부실 위험

본 PF의 경우, 신탁사의 '관리형 토지신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을 알아보기 전에 신탁사와 관리형 토지신탁의 용어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신탁사란?
시행사와 계약을 맺고 부동산 대출금, 사업비 등 자금 관리 및 부동산 개발, 인허가 등
개발 사업 대행하는 회사이다.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관리형 토지신탁이란?
토지신탁은 '차입형'과 '관리형' 등 2가지 형태가 있다. '차입형'은 신탁사의 신용만으로 사업비 조달하지만,
'관리형'은 시공사의 책임준공 확약과 신탁사의 신용, 이 두가지를 담보로 사업비를 조달한다.
주로 규모가 작은 중소 시공사(건설사) 대상으로 이뤄지며, 신탁사는 높은 수수료 수임한다. 

 

관리형 토지신탁은 공사 지연 및 중단 시, 건설사 및 신탁사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각각의 위험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자. 

 

① 건설사 채무 위험

대부분의 건설사가 공사가 지연 또는 포기 시에, 채무를 모두 인수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고, 부동산 시장이 좋은 기간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공사가 지연 또는 중단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채무 인수로 위기를 맞는 건설사 역시 늘어나고 있다. (신일건설, 대우산업개발 등)

 

② 신탁사 유동성 리스크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공사가 책임 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면, 신탁사는 6개월 내에 2차 책임준공 확약을 의무적으로 대주단에 제공해야 한다.이때는 자체 자금 투입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많아지면 신탁사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